법조인(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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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직한 법조인상
바람직한 법조인상 대구지방변호사회 변호사 이 선 우 1. 법조인의 기본 자세 ‘법조인’이란 법률관련사무에 종사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것으로 폭넓게 볼 수도 있지만 여기서는 학술발표회의 취지에 따라 판사, 검사, 변호사를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하고자 합니다. 법조인의 기본자세는 어떠하여야 할 것인가라는 논의는 바람직한 법조인상이 무엇인가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법조인의 기본자세로 항상 사법제도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성찰을 들고 싶습니다. 특히 업무 수행 중 결론을 내리기 힘든 곤혹스러운 상황에 있을 때나 업무와 관련하여 유혹 등으로 마음이 흔들리거나 할 때, 왜 사법제도가 존재하며 본인은 어떻게 하여 그 자리에 있는지 곰곰이 생각하여 보면 의외로 쉽게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
2023.05.31 -
오판
과거 법관 시절, 결론에 자신이 없는 사건을 고심 끝에 선고하고 나면 그 이후 결과가 궁금하여진다. 과연 당사자는 항소를 할까, 항소심에서는 결론이 유지될까 등...그러다가 당사자가 항소하지 않으면 내가 내린 결론이 정당하였구나 라며 만족해 했는데... 최근 어떤 행정사건에 대한 판결 결과는 나로서는 참 납득하기 어려웠다. 스스로 상당히 보수적으로 판단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럼에도 당해 판결은 적어도 항소심에서 번복될 가능성이 6-70%는 되지 않는가 생각되었다. 의뢰인에게 그런 취지로 말하면서 항소를 권유하고, 항소심에서는 변호사를 바꾸어 만약에 내가 놓친 것이 없나 검토를 하게 하라고 하였다. 그런데 얼마뒤 의뢰인은 판결의 번복 가능성이 100%라고 볼 수 없다면 항소를 하지 않겠단다. 지금 판결에 승..
2023.05.30 -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이 어제 국회에서 통과되었다. 그러자 이에 대하여 언론은 다양한 각도에서 비판한다. 그런데 그런 비판을 보며 절로 웃음이 나오는 대목이 둘이다. 1. 중앙일보 2015. 3. 4.자 3면에는 고려대 장영수 교수 말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중소 병,의원이나 변호사 단체의 공공성도 (언론, 사립학교) 못지 않은데'라고 하고 있고, 매일신문은 1면에서 '언론과 사립학교를 포함시키고 시민사회단체, 변호사, 의사 등 사회적 영향력이 적잖은 이들이 빠져', 3면에서는 이상민 법제사법위원장 말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대기업 관계자, 변호사, 의사, 시민단체는 왜 뺐느냐'라는 대목. 언론과 사립학교교원은 급여를 받으면서 생활하는 자들이 급여와 무관하게 타인들로부터 금품을 수수..
2023.05.30 -
스트레스
실질적인 조정 업무를 한지 한달이 지난다. 판사처럼 결론을 내릴 필요가 없고,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서면으로 작성할 것도 아니다. 변호사처럼 결과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도 없고 크게 설명할 일도 없다. 그저 열심히 기록을 보고, 파악한 내용에 따라 당사자들을 설득하고 그 결과를 허심탄회하게 정리만 하면된다. 이처럼 스트레스 없이 일할 수 있다니... 그런데, 가끔식 꼭 조정으로 끝내야 마땅한 사건인데, 당사자는 고집만 부리는 경우를 접하게 된다. 오늘 역시 학력도 그렇고 나이도 그렇고 쌍방이 모두 알만한 당사자들이 서로 고집을 부린다. 형제간에 그렇게 큰 금액도 아닌데 말이다. '기본적으로 가족 사이에는 법에 우선하는 가족정서가 있다. 가족 사이의 양보는 양보가 아니라 자신을 위한 것이다(형제간의 다툼을 ..
2023.05.30 -
눈물로 김달희를 보내며
어제(2015.10.26.) 김달희 빈소에 다녀왔다. 술마시며 웃고 떠들고 소란 떤 것은 피눈물을 감추기 위함이다. 돌이켜보면 첫단추가 잘못 꿰어져, 재기발랄한 그가 항상 마음에 커다란 먹구름을 가질 수 밖에 없었겠지. 마지막 남긴 글, "돈은 금이나 전부는 아니다"가 너무나 의미심장하여 가슴아프다. 길거나 짧은 인생이라고들 하지만 지구의 역사 아니 인류 전체의 역사만 보더라도 그저 한낱 먼지에 불과한 것을... 이제 모두 벗었으니 그냥 훌쩍 가시게나, 아무 것도 생각지 말고...
2023.05.30 -
유수호 변호사님이...
2015. 11. 7. 돌아가셨다. 나는 미국 여행중이라 문상도 가지 못했다. 내가 처음 판사로 와서 형사배석을 할 때 법정 변론을 통하여 웃음을 참지 못하도록 하는 재기발랄, 촌철살인의 언변을 구사하시던 분. 어느 누구와도, 심지어 괴팍하기 그지 없다는 소문이 자자한 분들과도 스스럼없이 어울리시던 분. 한 때 정치를 하셨지만 주저없이 그만 두시던 분. 두주불사의 호주가로 내게도 몇번 피해(?)를 입게 하시던 분. 그러다가 말년에 조금은 정신줄을 놓기도 하여 술의 폐해를 온 몸으로 알려주셨다. 대구에서는 누구에 못지 않은 큰 인물이셨는데...이렇게 한분 한분 가시는 것을 보며 세월의 무심함을 탓하지만 어쩌랴 우리 인생사는 그게 자연스런 일인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23.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