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인(44)
-
정재훈 변호사님
오늘(213.10.29.) 정재훈 변호사님의 부음. 같은 시대를 살아가면서 정변호사님만큼 실력과 열정, 그리고 애정을 담은 분을 발견하긴 어려웠다. 소위 IMF 사태와 관련하여, 내가 변호사로 전직한지 5개월만에 정변호사님도 같은 이유로 전직을 하려고 할 때 그렇게 만류를 하였건만... 본인의 강직한 성품은 약간의 틈새도 용납하지 못하였으니... 이렇게 훌쩍, 아까운 인재가 법원을 떠난 아쉬움이 있었지만, 자유를 만끽하는 변호사로서 다시 만난 즐거움은 컸다. 그렇게 세월을 즐기는데, 느닷없는 발병소식과 업을 접고 투병이 진행되고... 예상대로 본인은 강한 긍정적 생각과 실천으로 뭇사람들로부터 사실상 완치라는 소문을 만들었는데. 갑자기 다시 투병소식이 들려, 차마 연락조차 못하게 만들더니, 오늘 이 비통한..
2023.06.02 -
잊지못할 성공보수금
1. 변호사 개업 초기. 전과도 좀 있는 청소년이 다시 동종 전력의 범행을 하여 구속되었다. 초짜 변호사이니 그저 열심히 일할 뿐, 보수관계는 사무장이 알아서 하였는데... 이 녀석이 석방되고, 한 열흘 뒤에 모친이 나타났다. 지갑에서 돈을 꺼내는데 보니, 꼬깃꼬깃한 천원짜리, 오천원짜리, 만원짜리 돈이 어지럽게 한 묶음으로 되어 있다. 파출부, 식당 허드레일로 돈을 벌다 보니 약정한 성공보수금 200만원을 못채우고 100만원만 가져왔단다. 성의를 생각하여 받는다며 20만원을 챙기고, 나머지 80만원을 되돌려주느라 애먹었다. 2. 한 2년쯤 전이던가. 행정사건, 직장에 다니던 남편이 휴일에 급사하였는데 업무상재해로 인정받고 싶다고 하였다. 승소여부가 불투명하지만 최선을 다해보자 하였다. 성공보수금은 어떻..
2023.06.02 -
불편한 의뢰인
1. 형사사건은 보통 힘은 덜 들지만 신경이 많이 쓰인다. 내게는 매우 소중한 분이 형사사건을 소개하셨다. 1심에서 법정 구속되었는데, 매우 억울한 경우란다. 그러면서 가족같이 생각하며 잘 처리해 주실 것을 부탁하신다. 2. '가족같이'! 그래 신뢰를 바탕으로 최선을 다할 뿐, 신경쓰는 일은 없도록 하자. 당연히 의뢰인 및 관련자들에게 가족이 구속된 경우처럼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그러니 믿고 맡기고, 사건이 진행되는 동안 설명이나 부적절한 요구를 하지 말것은 물론 어떤 결과가 나더라도 일체 이의가 없어야 한다고 다짐하였다. 그리고 실제로 신경을 쓰지 않도록 변호사 보수도 통상의 1/3만 받았다. 3. 그런데 기록을 검토하니, 억울하다는 심정은 이해가 가는데 증거법상 헤쳐나가기 쉽지 않음이 확실하다. 이..
2023.06.01 -
2004.9.5. 대구변호사회 회보 2023.06.01
-
황제노역
최근 1일 5억원으로 노역장 유치한 퍈결에 대하여 황제노역, 향판의 문제 등 별소리를 다하고 있다. 그러나 사건의 본질은 법이다. 법이 사안의 구체적 타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고액의 벌금을 병과할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 둔 탓이다. 그런데도 이 본질부분은 누구도 말하지 않고 진실을 호도하고 있다. 탈세란게, 악의적인 탈세도 있지만, 별 생각없이 부주의하게 탈세의 결과에 이를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탈세액을 전부 납부하면 관대한 처벌을 하는것이 당연하다. 본 사안도 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선고유예를 구형하였다던가, 주형이 집행유예로 된 것을 보면 짐작된다. 만약 실질적인 처벌의 필요가 있다면 당연히 자유형에서 실형을 선고하였어야 한다. 해당 재판부도 이런 입장에서 집행유예를 하면서도 그래..
2023.06.01 -
의무연수
변호사법 제85조는 변호사에 대하여 연수교육을 받을 의무를 규정하고 있고, 제117조 3항은 연수교육을 이수하지 아니할 경우 과태료에 부과하도록 규정한다. 그리고 그 법률 규정에 의하면 연수교육은 전문성과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하여 한다. 그런데 최근 2014. 8. 25. 서울 그랜드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개최한 변호사대회 겸 변호사연수회에 참석하고 보니, 의무연수제도의 불편한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처음 토론 시간에는 그래도 좌석 3/4이상 찼으나, 점심먹고 오후 토론 시간은 1/10도 미치지 못했다. 더 가관인 것은 당일 아침 현장 접수도 가능하고, 현장접수자는 물론 사전 접수자 상당수가 아예 대회장에 가지도 않고 바로 돌아가버린다. 이렇게 돌아가는 사람은 의무연수 때문에 책자와 기념품을 12..
2023.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