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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향기2
초임 판사시절,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연수원을 수료하였다고 하지만 정말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뿐만 아니라 어디를 찾아야 답이 나오는지도 모르니 답답하기 그지 없다. 이럴 땐 합의를 핑계삼아 슬쩍 부장님의 눈치를 보는데... 첫 1개월 동안은 부장님도 나와 마찬가지로 아는 것이 전혀 없고, 어쩌면 금방 공부를 마친 나보다도 못한 것 같다. 그런데 그 다음 2-3개월 동안은 그래도 부장님이 제법 여러가지 아시는 것 같고, 역시 세월의 경력은 인정하여야 됨을 느낀다. 그러다가 그 후는 부장님은 모르는게 없는 것 같고, 여태 모르는 것 같았던 것은 오직 나를 교육하려는(어떤 길로 찾아가야 하는 지를 스스로 깨닫게 하려는) 배려이었음을 알게 되고, 종전에 부장님에 대해 경솔하게 평가하였던 자신을 생각하면 얼굴이 ..
2023.02.10 -
사람의 향기
판사생활 2년차이던 1981.년도 일이다. 합의부 구성을 한지 4개월여 지난 시점인데, 좌배석판사가 무슨 일로 따로 식사를 하게 되었다. 그러자 부장판사님이 '오늘은 보신탕이나 먹을까' 하신다. 아니, 부장님이 보신탕을 드실 줄 아셨던가, 그런 낌새도 눈치채지 못했는데. 그러나 식당에서 보니 거의 보신탕 광 수준 아니신가. 알고보니 보신탕을 하지 않는 좌배석에 대한 배려로 그 사이 보신탕의 '보'자조차 꺼내지 않으셨던 것이다.
2023.02.10 -
민노총에 대한 실망
시골지역의 시,군에 있는 10여개 지역농협은 인사업무협의회를 조직하여 공동으로 신규직원을 채용하고, 조합간 인사교류를 하여왔다. 비용이 절감되고 보다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는데다 적정한 업무조절을 위한 인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역농협 중 1곳에 민노총 소속 노조가 설립되었고, 노조원들은 직원들의 동의없는 인사교류를 문제삼아 개별법인인 지역농협이 다른 조합과의 인사교류를 법적으로 강제할 근거가 없다며 다른 조합에서 전입하는 직원을 받지도 않고 자신들도 타조합으로 전출하길 거부한다. 맞는 말이다. 법적으로는 인사교류를 강제할 수는 없다. 그러니 법에 보호를 받겠다는데는 할 말이 없다. 그런데 말이다. 그들은 물론 타농협에 입사한 자들도 조합간 인사교류를 동의하고 채용되었다. 당초 채용될 때 10여개..
2023.02.10 -
변호사의 역할(형사사건) 중에는
작량감경 외에는 다른 감경사유가 전혀 없는 강도상해범, 그렇지만 합의도 하였고 정상관계가 더 이상 좋을 수 없어서 거의 무조건 3년 6월의 형이 선고될 것으로 짐작되는 피고인에 대하여 과연 변호사를 선임할 필요가 있을까? 개업초기에 그러한 피고인 가족이 선임을 하러 왔기에 변호사가 할 아무런 역할이 없다며 수임을 거절하였다. 그런데 사무실에서 쫒겨난 가족이 살그머니 다시 문을 열고 '변호사님, 저도 다른 사무실에 다녀보는 등 알만큼 알고 왔습니다. 그렇지만 가족의 입장에서 3년 6개월 실형을 살 피고인에 대하여 돈을 아끼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습니다. 어차피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을 수 없으니, 결과가 날 때까지라도 희망이 있는 것처럼 말이나 하여 주십시요. 그래야 피고인이나 가족이 그 사이라도 희망을 가..
2023.02.10 -
한명숙 무죄
어제(2010.4.10.), 한명숙 전총리가 전 대한통운 사장 곽영욱으로부터 5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며 기소된 사건에 대해 무죄의 선고가 있었다. 언론은 예상대로 여러가지 말을 덧붙이며 법원, 검찰 정면충돌이라는 제목을 뽑고, 정치인들은 각자 자기의 입장에 맞게 멋대로 해석을 한다. 그러나, 형사법의 대원칙, 무죄 추정의 원칙,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으로, 99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1명의 억울한 죄인을 만들어서는 안된다는 법원칙에 따라 위 판결을 살펴보면 언론이나 정치인이 법석 떨 일이 아니다. 우선 위 사건은 5억원을 받았느냐만 문제된다. 피고인은 이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만약 받았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뇌물로 평가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마도 법원 판결은 곽영욱이 돈을 주었..
2023.02.10 -
고대생 김연아
오늘2010. 4. 7.자 중앙일보에 "강의실에 '고대생 김연아' 뜨자 호기심 인파"라는 제목으로, "피겨스타 김연아가 올들어 처음으로 6일 오전 고려대에서 짧게 수업을 받았다. 체육교육과 2학년인 김연아는 오전 10시쯤 하얀색 바지에 재킷 차림으로 본관 앞에 도착했다. 이기수 고려대 총장은 '어서오라'며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류태호 사범대 체육학과장은 'The Courage of Teach(가르침의 용기)'라는 제목의 원서와 번역서를 전달했다. 김연아는 오전 10시 40분쯤 사범대학 교육관으로 옮겨 장남제 교수의 '스포츠심리학' 강의를 들었다. 이동하는 동안 내내 고려대생들은 연방 휴대전화 카메라를 들이댔고 일부는 '연아 선수 좋아해요'를 외치기도 했다. 오전 9시에 시작인 수업에 지각한 김연아는 '..
2023.0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