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향기2
2023. 2. 10. 13:40ㆍ기타
초임 판사시절, 사법시험을 통과하고 연수원을 수료하였다고 하지만 정말 아는 것이 별로 없다. 뿐만 아니라 어디를 찾아야 답이 나오는지도 모르니 답답하기 그지 없다. 이럴 땐 합의를 핑계삼아 슬쩍 부장님의 눈치를 보는데...
첫 1개월 동안은 부장님도 나와 마찬가지로 아는 것이 전혀 없고, 어쩌면 금방 공부를 마친 나보다도 못한 것 같다.
그런데 그 다음 2-3개월 동안은 그래도 부장님이 제법 여러가지 아시는 것 같고, 역시 세월의 경력은 인정하여야 됨을 느낀다.
그러다가 그 후는 부장님은 모르는게 없는 것 같고, 여태 모르는 것 같았던 것은 오직 나를 교육하려는(어떤 길로 찾아가야 하는 지를 스스로 깨닫게 하려는) 배려이었음을 알게 되고, 종전에 부장님에 대해 경솔하게 평가하였던 자신을 생각하면 얼굴이 달아오르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