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3. 9. 14:58ㆍ기타
어릴 때 드나들던 재래식 화장실은 우선 발을 발판에 정확히 올려 놓는데 신경을 써야 했고, 아래서 튀어오르는 물을 요령껏 피해야 했으며(그래서 그냥 뒷산에 발로 툭툭 차 조그맣게 땅을 판뒤 해결하기도 하였다.), 잎사귀나 꺼칠한 종이로 뒷정리하는데 고생하였다.
그러다가 1980년경 부턴가 수세식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물을 소비해도 아무런 문제는 없는지 궁금증도 가끔 들지만 그냥 익숙해져 버렸다(사실 처음 수세식 사용할 무렵에는 오줌만 누고는 물을 내리기 아까워, 두서너번 한 뒤 처리하려고 그냥 두다가 욕을 먹기도 하였다.).
옛날 농촌에는 배설물이 자원이었다. 풀과 볏짚을 썰어서 흙과 섞은 후 배설물을 부어넣어 발효시키면 농작물에 훌륭한 거름이 되었다. 이렇게 최종 처리물도 다시 자연에 돌아가 순환되었는데... 도시로 오니 돈을 받고 차로 퍼갔다. 그래서 그 처리를 어떻게 하는가 궁금했는데(다시 재활용하는지, 비용을 들여가며 폐기하는지, 아니면 바다 등지에 투기하는지).
이제 수세식 처리된 배설물은 어떤 경위로 어디서 어떻게 변신을 하는지 궁금하나, 최소한의 재활용이라도 된다는 말은 아직 듣지 못했다.
화장실 휴지는 그냥 계속 쓰더라도, 그 정도 소비는 자연의 재생력에 의하여(다시 말해 그 원료 식물은 꾸준히 자라) 전혀 문제가 없는지, 아니면 이렇게 과소비를 함으로써 조금씩 인류에게 주어진 자원을 갉아 먹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나는 자원을 낭비하여 지구를 파괴하는 것으로 판단하기에(나로서는 화장지 비용 정도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는 아니므로 결코 돈을 아끼자는 차원은 아니다.), 아주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면 소위 두겹 화장지를 찢기 쉽게 하여둔 줄 매듭단위로 두장씩(그래서 한번 접으면 네겹, 두번 접으면 여덟겹이 된다)만 가지고 처리한 후 다시 한번더 같은 방식으로 마련한 화장지로 깨끗이 뒷정리를 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리고 이렇게 하여도 청결과 문제되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두루마리 화장지는 내 혼자 사용할 경우 두어달 동안 한 개로 가능하였다. 그러나 대부분 사람들은 손으로 둘둘 감아서 여러겹으로 만든 후 사용한다. 그리고 그 장소가 공중화장실이라면 더 심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 내가 너무 쫌상이고, 어리석은 것인지 알 수 없지만 어쨌거나 나는 내가 옳다고 생각하기에 나와 같은 사람이 아무리 적다고 하더라도 앞으로도 이렇게 할 수밖에 없다. (2012.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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