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에 대한 추억3

2023. 5. 23. 16:23기타

아버지는 나를 꾸중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당연히 체벌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그런데 딱 한번, 그것도 무지막지하게 화를 내시면서 막대기를 들고 나를 때리려고 하셨고, 나는 맞으면 죽을 것 같아 도망간 적이 있었다.

집 마당에서 타작을 하는 중에 국민학교 저학년인 나는 주위로 흩어진 이삭을 줍는 일이 맡겨졌다. 얼마정도 지나 일이 지겨워졌고, 줍는 대신 발로 슬쩍 밟아 뭉개버렸다. 이를 보신 아버지는 '곡식 수확하기까지 얼마나 힘들었는데 그짓이냐'며 바로 막대기를 드셨다.

이후 나는 한알의 쌀알도 식단에 놓이기까지 얼마나 여러 힘든 노고를 거쳐 이르렀는지를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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